남양성모성지

남양성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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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소개된 남양 성모성지

천상의 화원을 찾아서
(조선일보 2003년 5월 1일자)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을 빠져나간 다음 화성시 서쪽의 남양동 방면으로 진행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남양동 우회도로를 쏜살같이 달려 제부도나 대부도로 향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남양동 한복판에 천상의 화원이 숨어있음을 안다면 한번쯤 숨을 가다듬어야 한다. 화성8경 가운데 하나인 ‘남양성모성지’를 만나기 위함이다. 남양농협 맞은편에 자리한 남양성모성지.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으며 비록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모든 이들에게 그 문이 열려있다. 5월의 성지로 들어선 여행객들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정경은 곱디 고운 분홍빛으로 치장한 꽃잔디 군락. 진입로 주변을 넓게 덮은 꽃잔디는 청산도의 보리밭처럼, 만경평야의 벼이삭처럼 여행객들의 긴장감을 일순간에 녹여버린다. 어디 꽃잔디뿐이랴. 철쭉꽃, 영산홍, 수선화, 금낭화 같은 화사한 빛깔의 꽃들이 성지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어 잘 가꾼 수목원이나 식물원을 찾아간 듯한 느낌에 빠져들기도 한다. 산책로는 아쉬움을 남길 정도로 짧지만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면 그 길도 어린 시절의 동구 밖 과수원길처럼 길게 느껴진다. 가끔씩 마주치는 예수님이나 성모마리아, 성인들의 십자가와 동상, 화강암으로 만든 대형 묵주알, 성모동굴 같은 것만 아니라면 이곳이 천주교 성지라는 사실을 망각할 만하다. 성지 진입로 한 켠에는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데크가 설치돼 성지산책과 봄꽃 구경으로 정신을 정화했던 여행객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육신을 배불린다.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년(1866) 대박해 때 무명의 교인들이 순교한 곳이며 지난 1991년 성모 순례지로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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